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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남자의 품에 안겨, 발목이 박살이 난 처지에서 들려오는 덧글 0 | 조회 89 | 2019-06-05 21:03:36
김현도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 안겨, 발목이 박살이 난 처지에서 들려오는 그 남자의 톤 높은 그 목소리. 남편의 양쪽팔에 힘이 들어가고 나를 거칠게 자신의 몸 쪽으로 당겨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되살아났다.남편이 한숨 소리 같은 것을 내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무슨 의미일까? 그러나 약해져서는 안 된다.자자. 진정하세요. 진정. 마음을 가라앉히십시오.적어도 두 개의 섞여 들리는 목소리 가운데의 하나만은. 두 목소리 중의 남자의 목소리. 그건. 그건.6월 18일. 그래. 남편과의 그 일이 있던 날은 6월 9일이었다. 그러니 나는 5일간을 혼수상태, 심한 상처 그리고 지독한 탈진 속에서 죽지 않고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내 발목이 절단 된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이 흰 가운을 입은 바보 같은 멍청이는 몇 번이나 강조했고 수술을 마치고나자 나는 조금씩 힘을 회복하기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심하게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했다.그만 뒀!!!!나는 나갈 수 있다. 그래. 지금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용기 있게 문의 손잡이를 돌렸다. 그리고.카나리아. 아니.모두 물러서! 이건 꿈이야! 꿈!!독이 오른 고양이처럼 내 눈꼬리가 위로 치켜져 올라가는 것이 느낌으로 쏘아져 왔다. 남의 일처럼. 소파를 움켜 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소파가 약간 기른 내 손톱에 눌려 투투툭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숨이 가빠오며 입에서 단내가 난다. 차라리 모든 것을 잊고 쓰러져 눕고만 싶었다.내 몸은 나 자신마저도 믿어지지 않는 빠른 동작으로 소파의 뒷 쪽으로 뛰어들어갔다. 본능이었을까? 갑자기 나는 온 몸에 독이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뱀의 뜨거운 독. 가위가 남편의 손에서 힘없이 떨어지면서 다시 한 번 번득였다. 무의식 중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태연을 가장한 것일까?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다가 퍼뜩 입을 다물었다. 방 안은 텅텅 비어있고 조용하지만. 아아. 나는 도대체 무슨 방정맞은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럴 리는 없다. 그럴 리는. 그렇
익살맞은 빛의 깔깔거림이 느껴진다. 그 중앙에는 커다란 칼날도 하나 대장처럼 끼어서 춤을 춘다. 얼은 고기를 자르는, 톱날같이 삐죽삐죽한 날.간신히 꺼낸 말인데도 두 명의 남자의 안색이 다소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상하다. 하긴. 남편은 그럼.갑자기 들려오는 하이드라의 음성에 날 듯 말 듯 하던 생각이 저만치 사라져버렸다. 주위를 둘러 싸고 있던 아이들의 얼굴과 선생님의 안경알이 다시 사라져 버리고, 허공에서 울려 오던 목소리가 다시 백코러스처럼 말을 이었다.침실로, 침대 속으로 칼을 숨겨 들어와서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일까?잠시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막연히 그 그림 속의 괴물의 이름을 전에 알았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히. 히크. 아니다. 하이드라. 그래. 머리가 많이 달리고, 머리 하나를 잘라내면 두 개가 솟아나는 괴물이라 했다. 생각하기도 징그럽다.쓰러져 있는 간호사의 입가에서 조금 맺혀 있는 핏방울. 나의 것을 쓸 수는 없다. 지금도 어지러워 죽겠는걸? 미안하지만 신에게 공물을 조금 바쳐라. 유리조각을 다시 집어들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간호사의 입술가를 스윽 긋자 선혈이 아름다운 장미빛을 띄고 솟아 올라온다. 하하. 예쁘다. 그러나 지금 이 것은 쓸모가 있다.하이드라의 머리 하나가 주욱 뻗어 나오며 나머지의 머리들은 작아져서 어느새 몸 안으로 말려 들어가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하나의 머리. 죽지 않는 머리는 눈을 번들거리며 비죽비죽 촘촘히 돋은 이빨들을 드러내었다.괜찮아. 나는 괜찮아 당신만 괜찮다면. 나는.면도날들이 움찔거리며 춤을 춘다. 번득이는 얇은 강철의 예리함.남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간다. 정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남편이 저런 얼굴을 거짓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정말 남편은 명배우다. 갈채를 받아 마땅하다.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말인가? 이건. 이건 도대체.내 목소리가 사방에 쩌렁거리면서 울려서 마치 텅 비고 그 순간 무한정의 크기로 넓어져 버린 듯한 공간 속에서 한참 동안 울렸다고 여긴 것은 나 혼자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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